공공교통 이야기2013.12.25 22:09

주)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두고 '철도민영화의 전초이다', '효율성을 높이는 철도산업 발전방향으로 민영화와는 관계 없다'며 철도노조와 코레일, 정부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글은 페이스북을 통해 3회에 걸쳐 작성한 글을 별도로 포스팅해 올린 글입니다. 인용자료의 원문 링크 등은 추후 수정을 통해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12월 10일 오전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수서발 KTX 분할 법인(가칭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 설립 방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주식회사 설립을 위한 초기 자본금 50억원 출자를 의결했다. 

이어 코레일은 13일 대전지방법원에 법인 설립 등기 신청을 마쳤으며 다음 주까지 출도운송사업 면허 발급을 위한 제반 조건을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철도사업법>을 근거로 이르면 다음 주말께 면허 발급을 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수서발 KTX 법인의 코레일 출자지분은 당초 정부안(30%)보다 11% 증가한 41%를 보유하게 됐으며 나머지 59%는 공공자금 참여 지분으로 개방하게 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공공자금 참여 지분 59%를 민간에 매각(양도)하지 못하도록 정관에 명시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철도민영화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2016년 이후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내면 매년 10%씩 지분을 늘려 100% 소요할 수 있으므로 민간에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하지만 정관만으로는 민간매각 방지조항을 넣더라도 추후 변경이 가능하며 사실상 원천적인 차단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따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주승용 의원) 여야 간사들은 수서발 KTX 운영회사 공공지분의 민각 매각을 금지하는 방안을 법령에 명문화하는데 합의를 했다. 하지만 법 역시도 개정은 가능하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에 출석해 "여당(새누리당)이 철도파업 현안보고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야당의 일방적인 요청에 따라 보고를 시작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KTX 민영화 금지 입법을 논의하기 위한 소위 구성에 대한 의견을 묻자 "소위 구성에 반대한다"고 답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결정에 앞서 전국철도노동조합은 3일 "수서발 KTX 분리 추진은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으로 10일 예정된 임시이사회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9일 오전 9시부터 예정됐던 총파업에 돌입했다. 

수서발 KTX, 철도노조의 말처럼 민영화의 전초일까? 정부가 주장하듯 철도 경쟁체제를 통한 효율성을 높이는 선진화 발전 방향일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서발 KTX 자회사 자체는 철도 민영화가 아니다. 명백한 코레일의 자회사이다. 하지만 수서발 KTX는 돈을 벌기 위한 주식회사이다.

코레일은 흑자가 계속되면 자회사 전체를 손에 쥘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전에 모기업인 코레일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아주 다분하다. 한정된 영역의 철도를 가지고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개의 기업이 경쟁을 벌으로서 앞으로 벌어지게 될 악순환의 방아쇠는 당겨지게 됐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번 이야기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자. 

파업의 이유를 살펴보자. 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은 곧 철도 민영화로 가는 전초이기에 막아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불법파업이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철도 민영화 주장은 어불성설로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의 동의 없는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안으로 실제 파업의 주된 이유는 임금 인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분명 파업 이유 중에는 임금과 관련된 사항이 포함돼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10월 16일 사측과 1차 임금본교섭을 열고 임금 6.7% 인상(경제성장률 3.6% + 10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 3.1%), 정년 연장 등을 함께 요구했으나 사측은 정부의 공기업 임금인상 가이드라인 2.8%을 반영하지 않고 동결 입장을 밝혔으며 정년 연장은 교섭대상이 아니라면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노조는 11월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신청하는 한편 조합원을 상대로 20일부터 22일까지 쟁위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해 조합원 중 18,780명(91.3%)이 투표에 참여 15,022명(80%)의 찬성표를 얻어 가결시켰다. 

11월 21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중노위 조정회의가 열렸지만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조정절차를 마쳤다. 파업을 하루 앞둔 12월 8일 4차 임금 본교섭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레일 측에서 기자들의 취재 불가 입장을 밝히며 교섭장에 참석하지 않아 파행된 이후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임금인상을 위한 꼼수로 하지도 않을 철도민영화를 걸고 넘어지는 노조의 명분없는 꼼수 파업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는 없다. 임금협상은 노사 양측이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불가분의 수순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명시하고 있다. 

상관관계가 바뀌었다. 파업의 주된 목적은 임금인상을 위한 철도민영화 논란을 포함한 것이 아니라 철도민영화 반대 주장만으로는 불법파업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상황에서 중노위까지 거쳤지만 지지부진한 임금 협상을 파업의 한 요인으로 포함시켜 불법 논란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내세웠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파업은 어떠한 명분과 실리도 없는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코레일은 파업 첫날 노조 관계자 19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 고발한데 이어 9일 4,213명을 시작으로 15일까지 7,929명의 직원들을 직위해제시켰다(노조 전임간부 143명 포함). 

일각의 주장처럼 임금인상이 주 목적이라면 왜 정부는 "정책 반대 파업은 불법"이라는 논지를 내세우는가? 고액 임금을 받는 철도노조의 자기 배 불리기식 파업이라고 이야기해도 충분할텐데 말이다. 

다음으로 코레일의 무지막지한 부채 규모에 대해 살펴 보자. 자산 21조 6,593만원인 코레일의 부채는 2013년 6월말 기준 17조 6,028억원(부채비율 433.9%)으로 지난해 14조 3,209억에서 22.9%가 증가했다. 그나마 6, 7천억대에 달하던 영업손실액은 지난해 3,591억원으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의 9월 3일자 <공공기관 빚더미 속 성과급 잔치> 보도자료에 의하면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코레일은 임직원 1인당 성과급으로 750만원을 지급했으며 기관장(사장) 성과급으로 9,6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로 1,857만 9천원을 지출했다.

이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공기업의 성과급 잔치는 매년 지적되고 있는 문제이다. 강도 높은 자구 개선책을 마련하고 그에 따른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 한 철도 민영화 반대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결코 좋은 시선으로 그들을 봐 줄 수 없다. 시민들은 그들만의 잔치를 위한 들러리가 아니라 공공재를 지키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파업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월 11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공기업의 파티는 끝났다"며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에 제동을 걸었다. 맞는 말이다. 그래야만 한다. 이는 비단 코레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공기업에 해당되는 문제점이다. 

다만 공기업 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이 정작 4대강에 올인하면서 수자원공사에 막대한 빚만 안겨주고 아무런 성과 없이 물러난 것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공기업은 공공재의 원할한 제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결국 모든 빚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노조의 파업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나 따라붙는 '귀족 노조' 논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코레일 직원의 평균 보수는 2012년 기준 6,304만 8천원(평균 근속년수 19년)으로 국토교통부는 연평균 5.5%의 인건비가 인상됐다고 밝히고 있다. 신입사원 초임의 경우 기본금 1,910만원에 실정수당, 복리후생비 등을 합쳐 2,524만원이다. 약 2만9천명이 근무하는 코레일이 지난해 인건비로 지출한 금액은 2조96억5천5백만원(퇴직금 포함)이다.

자, 그렇다면 이같은 코레일의 부채는 연봉도 많은데다가 거기에 성과금까지 무지막지하게 받아가는 코레일의 임직원들 때문에 발생한 것일까?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방만경영이 철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코레일은 철도 여객 및 화물 운송사업을 주요 업무로 하는 사업체(공기업)이다. 그러하기에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꽤 높은 편에 속한다. 2008년에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57,8%를 차지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인력 감원을 통해 2012년 46.1%까지 낮아졌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2003년 4월 30일, 철도의 시설과 운영 부문 분리를 골격으로 하는 참여정부의 철도산업구조개혁 방침에 따라 철도청을 시설(건설) 부문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통합한 준정부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2004년 1월 7일 출범), 운영(영업) 부문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2005년 1월 1일 출범)로 분할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해 철도의 상하 분리를 통한 철도 부채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분할 당시 정부의 이야기를 토시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소개한다. "(철도청은)공공성이 강한 철도건설과 상업적인 영업활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회계 불투명 등 효율성 제고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10년도 안 돼 코레일의 부채는 17조 6천억원,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이미 17조 3천억원을 넘겼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철도산업 발전방안>에서 또다시 코레일의 회계 불투명과 효율성을 이야기하면서 코레일은 간선여객 운송과 지주회사 기능을 하고 여객, 화물, 지원·기타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문제가 있어 분할했거늘 또다시 문제가 있으니깐 더 쪼개라는 말이다. 과연 이 문제가 분할로 해결될 것일까?

코레일은 공사전환 과정에서 당시 고속철도 건설 차입금 10조원 가운데 운영부채 4조 5천억원(부채비율 51%)을 떠안은 채로 출범했다. 여기에 더해 시설을 담당하는 기능이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이원화되면서 선로사용료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속철도는 영업수익의 31%, 일반철도는 선로유지보수비용의 70%를 지급하고 있다.

코레일이 납부하는 선로사용료는 연간 5~7천억원대로 2005년 공사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약 4조 3천억원이 선로사용료로 지출됐다. 이 기간 코레일은 4조 1천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최연혜 사장은 고속철도에서 수익이 발생하지만 일반 철도와 화물 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교차보조를 하고 있는 만큼 부채증가 원인이 되는 선로사용료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와 같은 상하분리 형태인 스웨덴은 유지보수비 대비 15.5%, 프랑스 35.2%, 네덜란드는 철도구조개혁 당시 5년간 선로사용료를 면제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선로사용료를 받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정은 나아졌는가? 공단은 고속철도 건설 부채 중 시설부채 5조 5천억원을 넘겨받았다. 국토부가 2012년 발표한 <2011년 코레일 영업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코레일이 2010년 납부한 KTX 선로사용료는 1,913억으로 고속철도 건설부채 이자 4,415억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히면서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잠시 고속철도의 건설과정을 살펴보자.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고속철도는 노태우 정부 당시인 1990년 총사업비 5조 8,462억원을 투입해 한국철도 개통 100주년인 1998년까지 준공하겠다는 기본 계획을 발표한다.

하지만 실제 착공은 1992년 6월에서야 이뤄지게 돼 2004년 4월 1일 1단계 서울~동대구(신선 238.6km, 부산까지는 기존선 개량 169.9km) 개통을 했고 2010년 11월 1일 동대구~부산(신선 128.5km, 대전·대구 도심구간 2014년 완공예정)을 19년 만에 개통했다.

그 사이 건설 사업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993년 6월에는 기존 사업비를 10조 7천4백억원으로 수정했지만 1996년 9월 다시 17조 6천억원으로 두 번째 수정을 거쳤고 IMF가 터진 이후 1998년 9월에는 18조 4,385억으로 늘었다가 최종적으로는 총사업비 20조 7,282억원(1단계 12조 7,377억원, 2단계 7조 9,905억원)이 투입됐다.

공사비용이 3배 이상 뛴 것도 문제지만 수요예측 역시 크게 잘못됐다.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는 개통 첫 해 하루 수송인원을 14~19만명으로 봤지만 실제는 6만명에 그쳤고 2단계 완전개통 때에는 30~32만명까지 내다봤지만 이용객은 10만 6천명 선에 그치고 있다. 

코레일이 2010년 고속철도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 4,686억을 100% 전액 공단으로 넘겨줘도 원금을 갚는데 무리가 있다. 고속철도는 별도의 수익보장제도가 없다보니 정부 정책과 수요예측 실패의 결과는 결국 공사와 공단 양측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애초의 취지에 맞게 철도건설비 부문에 대한 운영 기관의 과도한 재정적 부담 방지를 위해 철도청의 상하 분리를 진행했지만 정작 이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은 채 건설 부문 부채를 선로 사용료로 코레일에 전가하고만 있다. 그러면서 마치 운영 기관의 부실 경영으로 인한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민간 경영(지금은 '수서발 KTX 자회사'라고 표현한다)을 통한 효율적이 경영 개선이 해결책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이유는 코레일이 공공재인 철도교통을 전담하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점이다. 

코레일은 철도의 공익적 기능 유지를 위해 일반철도로 인한 영업적자가 큼에도 불구하고 벽지 노선 운영을 담당하는 공익서비스의무(PSO, Public Service Obligation)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혹자는 벽지 노선으로 가는 교통수단이 철도뿐이냐며 버스타고 가면 될 거 아니냐며 폐지를 주장한다. 미안하다. 그 버스 업체들도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지원 받으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적자가 커져서 수지가 안 맞는다고 노선 폐선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이같이 노인·장애인 등 할인제도와 국가의 특수목적 등으로 발생하는 영업적자 비용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32조(공익서비스비용의 부담)에 의거해 정부가 해마다 코레일에 공익서비스비용을 지급하게 돼 있지만 실제 정부는 지난 8년간 PSO 보상금으로 3조594억원을 정산했으나 보상한 금액은 2조 3,530억원(76.9%)으로 7,064억원은 보상하지 않았다.

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공개한 <철도공사 출범이후 PSO 보상율 현황>에 의하면 코레일은 장애인, 노인, 국가유공자 등 법정 감면대상자에게 1조 1415억원을 감면해줬지만 정부는 이 가운데 7,865억원(68.9%)만 보상하고 3,551억원(31.11%)은 지급하지 않았으며 경전선, 동해선, 영동선 등 벽지노선 운행에서도 1조 8,917억원의 적자가 났지만 1조 5,457억원(81.7%)만 보상하고 3,461억원(19.3%)은 보상하지 않았다. 대통령 전용열차운영단 비용도 260억원 중 209억원(80.0%)만 보상하고 52억원(20.0%)을 보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이 2010년 공개한 <한국철도공사 국감자료>를 바탕으로 코레일이 2009년 철도 운송 영업으로 얼마의 돈을 벌고 썼는지 살펴보자. 

PSO 보상에 따른 실제 발생액은 4,413억원(정산액 3,624억원)으로 이중 정부는 2,737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선로사용료는 5,960억원을 지출했으며 영업적자는 6,861억원이다.

우선 장사 잘 되는 경부고속철도에서는 9,405억원의 수익이 났으며 지출비용은 6,742억으로 2,662억원의 손익(영업계수 71.7%)이 발생했다. 하지만 호남고속철도는 적자를 봤다. 777억원의 수익과 944억원의 지출로 –856억원의 손익(영업계수 121.5%)이 발생했다. 고속철도 전체로 보면 2,495억원의 손익(75.5%)이 발생했다. 영업계수 100% 이하는 흑자, 100% 이상은 적자로 숫자가 클수록 적자가 큰 것이다.

일반철도(광역전철 포함)를 살펴보면 경인선에서 73억원의 손익(영업계수 93.7%)을 제외하고는 전부 적자를 보고 있다. 경부선 –2,867억원(144.4%), 호남선 –879억원(238.9%) 등 전체적으로는 1조 3,501억원의 수익과 2조 1,840억원의 지출로 –8,338억원(161.8%)의 손실을 발생했다.

PSO 보상 대상인 경북선, 영동선, 정선선, 태백선, 동해선, 진해선, 대구선, 경전선 등 8개 노선에서는 2,545억원의 수익과 3,779억원의 지출로 –1,233억원(영업계수 148.4%)로 나타났으며 일반철도 전체로 보면 –8,572억원의 손익(159.7%)이 발생해 이를 고속철도와 합치면 -7,076억원의 손익(127.0%)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레일은 이러한 손해를 보더라도, 정부가 PSO 보상을 일부만 해 주더라도 고속철도에서 발생하는 영업 수익을 가지고 일반철도 및 화물 분야에 투자해 철도운영자로서 맡겨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교차보조도 문제란다. 어쩌란 말인가?

원가대비 요금 비율이 타 공공요금에 비해 낮은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10월 15일 국감자료를 통해 코레일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증가한 금융부채 3조 8,456억 중 2조 8,545억원(74.2%)는 정부 정책과 요금 통제에서 비롯됐다면서 정부의 요금 통제로 인한 철도 요금의 원가 회수율(원가대비 요금 비율)은 2011년 기준 84.8%(2012년 90.3%)로 가스(99.1%), 전기(87.4%)보다 낮으며 주요 국가별 운임은 한국을 100으로 볼 때 독일 186, 일본 144, 프랑스 127 수준이라고 밝혔다. 열차별로는 KTX 106.7%, 새마을호 56.8%, 무궁화호 48.6%, 전동차 87.5%다(2010년 기준). 

여기에 부수적으로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으로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자회사 부채 2조 7천억원이 코레일의 부채로 편입된 것도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앞서 말했던 인건비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짚어보고 가자. 코레일의 최근 인건비 비중은 2012년 기준 매출액 대비 46.1%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적자와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매년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자구 노력 없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10년 코레일 직원 29,951명이 생산해 낸 매출액은 3조 6,825억원으로 1인당 매출액은 1억2천3백만원으로 분석했다. 이는 주요 공기업에 비해 가장 낮은 비율이다. 적자선 경영성적에 있어서도 PSO 노선은 최대한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이 필요하나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무인역 확대, 통합역 운영, 자동화 등 비용절감 자구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소한 PSO노선은 인건비가 낮은 신규 인력을 배치하는 등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승객도 없는 적자 역사에 고임금 인력이 근무하는 식으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철도노조 관계자는 "일반철도 노선은 시설투자 기간이 오래돼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투입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2009년 공공기관 합리화 조치 이후 정원이 동결돼 전체 인력이 고령화된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역이더라도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승객의 수에 상관없이 필수 인원이 있어야 함에도 이 같은 점은 고려되지 않는 분위기다.

코레일은 공사 전환 이후 계속된 신규 노선 개통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지속적인 인력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취임한 허준영 사장은 취임 한 달 만에 MB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계획’ 지침에 따라 5,115명의 정원을 감축해 정원의 15%를 쳐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중에는 현장 유지보수 인력 2,958명(시설 989명, 전기 766명, 차량 1,203명)이 포함돼 이후 빈발한 철도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기간 KTX-산천은 모터블럭, 제동장치 등 열차 핵심부품의 문제가 발견되면서 “오늘도 또 KTX가 멈춰 섰습니다”라는 뉴스가 연일 이어졌고 2011년 2월 11일에는 광명역으로 향하던 대통령 전용 KTX-산천 열차가 일직터널 내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수송 분담율 감소로 인한 적자 경영의 고착화와 통합 독점구조에 따른 개선 한계를 위한 대안으로 지난 6월 26일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한국철도공사를 '지주회사+자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요 업무를 아웃소싱(outsourcing)하는 방식의 저비용 구조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간선여객 운송 및 지주회사 기능을 하는 철도공사 아래로 여객부문 자회사 2개, 철도 물류회사, 철도차량 관리회사, 철도시설회사, 부대사업회사 등을 두는 구조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4년 철도물류 자회사 설립, 2015년 차량정비·임대부문 자회사 설립, 2017년 시설유지보수 분리 및 간선 중심 지주회사 전환 순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수서발 KTX 신규노선은 철도공사의 출자회사로 운영(이 부분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하고 수익성 등을 이유로 철도공사가 운영을 포기하는 적자 철도노선은 철도서비스 유지를 위해 민간참여를 허용하고 응찰자가 없을 경우에는 공사와 지자체간 제3섹터 운영회사 설립 등 운영 방식을 검토하는 방안이다.

코레일은 공사 전환 이후 이미 주요 업무 상당수를 아웃소싱했다. 코레일테크(철도설비 유지 관리), 코레일유통(유통, 광고), 코레일로지스(철도 종합물류 수송), 코레일네트웍스(캬셰어링, 주차복합, 역무서비스, IT사업), 코레일관광개발(승무서비스, 열차도시락, 관광), 코레일공항철도(인천국제공항철도 운영)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공사 초기 KTX 여승무원 대량 해고 사태를 촉발한 것도 바로 자회사로의 업무 전환 과정에서 발생했다.

코레일은 설립 초기부터 낙하산 사장들의 보은 자리로 유명했다. 철도청장에서 코레일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제1대 신광순 사장(2005.1.1~5.7)을 제외하면 제2대 이철 사장(전 국회의원, 2005.6.29~2008.1.25), 제3대 강경호 사장(전 서울메트로 사장, 2008.6.11~11.27), 제4대 허준영 사장(전 경찰청장, 2009.13.19~2011.12.22), 제5대 정창영(전 감사원 사무총장, 2012.2.6~2013.6.17)은 모두 당시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로 철도와는 관계가 없는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강경호 사장은 인사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6개월 만에 사직하기도 했다. 

제6대 사장으로 취임한 최연혜 사장(2013.10.2~)은 철도공사 설립 당시 철도청 차장에서 부사장으로 진급하고 이후 한국철도대학 총장과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인물이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대전 서구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전력이 있고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유세를 돕는 등 행보를 보여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은 지난해 조선일보에 기고한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개방>(2012.1.31)에서 "국토부의 고속철도 민간개방을 통한 경쟁체제 도입은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철도공사 적자 문제는 잘못 설계된 재무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수서발 KTX를 통해 공사가 몸짓을 키워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고 역세권 개발 등 수익사업 활성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간개방에서 철도공사가 출자하는 자회사로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고속철도의 수입을 절감시킬 제 살을 깎아먹는 자회사 설립을 반기면서 철도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집 나간 자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여러분들이 우리의 숭고한 일터로 속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장직이 이러한 논란을 겪는 사이 자회사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다. 자회사의 주요 임원자리에는 코레일 퇴직자 출신 인원들이 채워졌고 청와대와 관료 출신 임원들도 상당수 요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일이 언급하기에도 너무 많은 수다. 효율성을 이야기하는 사이 철도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낙하산들만 안착한 것이다. 

코레일은 공사 전환 이후 KTX-새마을호-무궁화호-통근열차-전동열차 형태로 운영되던 열차 운영체계에 변화를 꾀했다. 경전선, 전라선 등 신규 고속철도 노선에서 운행할 KTX-산천 24편성(10량 1편성, 240량)을 구메한다. 더불어 향후 무궁화호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서울~신창간 누리로 8편성(4량 1편성, 32량)과 경춘선(용산~춘천) 급행열차로 국내 최초의 2층 준고속열차인 ITX-청춘 8편성(8량 1편성, 64량) 등 신규차량 구입비로 2조 5천억원을 사용한다.

여기에 더해 1972년 도입해 차령이 만기하고 있는 8000호대 전기기관차 94량을 대체하기 위한 2011년부터 8500호대 신형 전기기관차 87량(1차 56량, 2차 31량)을 도입했고 지난 10월부터는 기존 새마을호를 대체하는 ITX-새마을의 시운전에 들어가 12월 현재 4편성(6량 1편성)이 도입됐으며 2014년까지 23편성(138량)을 들여와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7600호대 신형 디젤전기기관차 25량도 내년부터 운행할 예정으로 노후화된 열차의 교체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코레일은 2009년 11월 AREX 공항철도(현 코레일공항철도)를 인수하게 된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건설업계 투자 지분인 88.8%를 인수하게 되며 인수금액은 1조 2천억원이다. 나머지 지분은 기존 주주였던 대한민국 정부(국토해양부, 9.9%)와 현대해상(1.3%)이 보유하고 있다.

1997년 철도부문 첫 민자 유치 대상사업(SOC)으로 지정된 인천국제공항철도는 2001년 착공에 들어가 2007년 3월 1단계 김포공항~인천국제공항(40.3km) 구간을 개통한 데 이어 2010년 12월 2단계 서울역~김포공항(20.7km) 구간을 개통했다.

이 노선 역시 수요예측이 엉망이었다. 아니, 최악이었다. 건설당시 교통개발연구원은 타당성 조사를 통해 21만명이 공항철도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수요는 1만 5천명으로 6.4%에 달하면서 '세계최고의 한적한 철도'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공항철도는 민자 사업 운영기간인 30년간 예측수요를 기준으로 약정된 수입의 9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장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 제도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민간 사업자에게 지급한 운임수입보조금은 2007년 1,093억원, 2008년 1,591억원, 2009년 1,281억원, 2010년 1,228억원, 2011년 2,756억원, 2012년 2,952억원으로 6년간 1조 904억원이 지출됐다. 2009년 코레일의 인수로 MRG를 당초 예상수입의 90%에서 58%로 낮췄지만 6년 만에 1조원 넘는 돈이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됐다. 

인천국제공항철도 건설 사업비는 4조 2,184억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건설비 절약을 위해 민자 건설을 채택했지만 2040년까지 MRG로만 17조원이 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정부정책 실패로 인한 국고 낭비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코레일 공항철도는 현재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역까지 공항철도 일반열차 운임을 성인 기준 3,950원, 직통열차는 14,500원으로 징수하고 있지만 직통열차에 대해 이용객 확보 차원에서 1년 단위로 요금을 8,000원으로 줄인 특별할인 요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한인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코레일의 부채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실패다. 2009년 1월 20일 새벽 한강로 2가 4층짜리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경찰 1명과 철거민 5명이 화염 속에서 목숨을 거둔 비극이 일어난 곳이 바로 이 사업지구에 속한 용산 4구역이었다. 

이와 관련해 여러 사업 자료들과 대차대조표까지 들쳐봤지만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한 손실액 산정이 불가능했다. 대략적인 최소 손해금액이 2조 4천억원이다. 최대 7조 5천억원까지 보는 시각도 있다. 

용산개발 사업은 2006년 말 코레일이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서울기지(용산철도기지창) 부지 44만2천㎡ 개발을 위해 사업자 공모에 나섰지만 서울시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개발사업과 연계해 서부이촌동 12만4천㎡를 포함시켜 평균용적률 608%, 주거비율 33%, 최고 높이 620m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통합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코레일은 2007년 8월 다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자를 재공모하고 삼성물산을 주간사로 하고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17개 건설사와 롯데관광개발, 미래에셋 등 5개 전략적 투자자, 국민연금펀드, 푸르덴셜 등 4개 재무적 투자사가 참여한 컨소시움을 구성하고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PFV, Project Financing Vehicle)와 자산관리위탁회사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AMC, Asset Management Company)를 설립한다.

2007년 12월 코레일 사장과 삼성물산 사장은 사업협약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협약서에 서명을 한다. 56만6천㎡ 부지에 7만명을 수용할 계획으로 1조 4천억원 규모의 111층에 높이 620m에 이르는 서울 최고층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플 원(Tripple One)'을 비롯해 초고층 빌딩 23개 동과 주상복합 건물 등 67개의 국제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주거시설을 조성하는 약 3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이었다.

하지만 2008년 리먼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글로벌 경제위기는 용산개발 사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드림허브의 자산구조도 취약해 초기 자본금 1조원으로 용산개발 사업을 이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진행과정을 일일이 설명하기에는 상관관계가 복잡하고 너무 길어져 중략하지만 총체적인 부실이 도처에서 드러나며 결국 2013년 용산개발은 실패로 돌아갔고 사업지구 해제 등을 겪으면서 공중분해 되고 만다. 줄 소송도 예정돼 있다.

코레일은 단순히 용산 철도부지 매각만으로도 수조원을 벌 수 있었는데 왜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무리수를 던진 것일까?

2006년 8월 정부는 <한국철도공사 경영개선 종합대책>을 통해 코레일에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요구한다. 수익을 높이고 비용은 절감하라는 것인데 쉽게 말해 철도 영업만 하지 말고 부대사업을 통한 이윤 창출을 꾀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비단 당시만의 문제가 아닌 이전부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내용으로 ‘공기업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계속된 압박을 받아왔다. 

공사 설립 과정에서 이미 5조원의 부채를 안은 코레일은 지속적인 철도 영업 적자와 선로사용료 지불 등으로 적자 규모가 날로 증가하면서 부채규모가 늘어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용산개발이라는 카드를 쥐게 됐다. 하지만 달콤한 꿈만 같았던 이야기는 코레일의 목줄을 쥐어 잡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신동아>는 2013년 5월호에서 단독 입수한 코레일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추진 현황>(2012.1)이라는 내부 문건을 통해 용산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코레일은 추진상 문제점으로 ‘철도부채 해결 차원에서 삼성물산컨소시엄에 8조원 토지매각만 추진했어야 하나 사업시행자 PFV 지분으로 개발사업 참여’했다면서 불필요한 사업 참여였음을 말한다. 코레일은 PFV에 2,500억원을 투자해 25%의 최대 지분을 얻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0년 9월 삼성물산이 주관사를 포기할 경우 사업계획으로 4조 6천억원의 적자구조가 예상되는 것으로 판단했음에도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사업 중단 선언을 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는 밝히지 않으나 <신동아>는 "여권이 용산 사업을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던 상황에서 사업 중단을 선언하면 여권에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이 되고 사회적으로 민심이 동요하게 되므로 사업을 연장했다"고 이를 해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PFV가 조달한 전체 사업자금 4조 54억 가운데 3조 1,408억원(78.4%)를 토지소유자인 코레일이 조달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변질됐고 "사업협약서에 의거 2차 전환사채 2500억 원 발행 완료 시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 4161억원, 유동화 2조 6628억원 약정되어 있음. 추가 투자 후 사업 중단 시에는 피해규모가 막대하여 철도공사 경영위기 직면"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코레일은 용산개발 사업이 무산되자 2007년 사업 추진과정에서 장부상 8,200억원이던 용산 철도차량기지 터 44만㎡를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에 8조원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9,700억원에 대해 반환을 요구하는 조세불복심판을 지난달 조세심판원에 냈지만 반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코레일의 문제를 '직원들의 고액 임금과 성과급', '독점 운영으로 혜택을 누리는 적자 기업'이라고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처럼 코레일이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서발 KTX를 자회사가 담당하는 경쟁 체제를 통해 적자 투성이인 코레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살펴보자.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에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2015년 개통하는 수서발 KTX의 운영권을 민간 사업자한테 주는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 계획’을 보고한다. 

정부는 코레일이 오랜 시간 철도운송사업을 독점하다보니 이를 이용해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적자 기업이라고 지적하고 운송 사업에 대한 경영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돼 자구노력 등 경영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수서발 KTX를 민간 사업자 참여를 통한 경쟁으로 효율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혹여 오해가 있을까봐 이야기하는데 정부 기관이던 철도청을 정부가 전액 출자해 만든 공기업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다.

코레일의 고속철도 운송영업실적은 2004년 1단계 개통 이후 2005년 수입 8,376억원, 비용 6,982억원으로 1,394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이후 2010년 2단계 개통 이후 2011년 수입 1조 3,853억원, 비용 9,167억원으로 4,686억원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고속철도 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일반철도의 영업 적자를 교차보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11년 코레일 영업성적 보고서’ 분석 결과 발표(2012.1.15)>

이에 코레일은 이례적으로 <고속철도 운영효율성은 현재도 최고>라며 국토부의 주장을 반박한다. 

정부가 비효율을 지적하며 고속철도 부문 민간개방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코레일은 고속철도가 전체 매출(3조 9천억원)의 1/3(약 1조 4천억원, 36%) 이상을 차지함에도 고속철도 운영에 투입되는 인력은 전체(27,456명)의 1/10(2,734명, 9.9%)에 불과하며 열차별 총비용 대비 인건비 비중(2010년 기준)에서도 고속철도는 15.2%로 비교적 인력의존도가 높은 일반철도 46.0%, 광역철도 35.8%, 화물철도 48.8%에 비해 낮아 효율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속철도 운영효율성은 일본 JR동일본철도(JR EAST)와 비교해 량당 고속차량 정비인력은 코레일 1.11명, JR EAST 1.07명으로 유사하고 km당 선로유지보수 인력은 코레일 1.31명, JR EAST 0.98명으로 코레일이 더 많지만 외부 위탁비율은 코레일 43%, JR EAST 38%로 코레일이 더 높다고 설명한다.

열차운행 측면에서도 코레일은 1개 열차가 하루에 1,368Km를 운행해 프랑스의 TGV(1,037km), 일본의 신칸센(1,124km)보다 더 높은 운용효율성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안정적 고속열차 운영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정시 운행률은 99.8%로 영국(유로스타) 93%, 이탈리아 90%, 벨기에 86%, 프랑스 79%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일본은 정시율 미발표).

고속철도 민간개방 추진과 관련해 코레일은 “진단은 일반철도에서 하고 처방은 고속철도에서 내리는 것으로 ‘팔이 아픈데 다리를 치료하는 것’과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접근이며 철도운영의 비효율이 문제라면 고속철도에 대한 민간개방이 아닌 시설물 노후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일반철도 노선에 대한 문제점 진단과 효과적인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일반철도 분야에 있는데 정부는 해법을 고속철도 분야에서 제시한다. 이게 상식적으로 맞는 일인가?

수서발 KTX가 운행하게 되는 고속신선의 공식 명칭은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61.08km)이다. 기존 경부선 서울~시흥 구간의 선로용량(선로용량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언급)이 2004년 고속열차(KTX) 개통에 따른 운행으로 포화상태를 넘어서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구간을 지하화 하는 방안과 함께 제시된 안이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선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바로 수도권고속철도 수서-평택 건설 사업이다.

2011년 6월 착공한 수도권고속철도는 총 사업비 3조 7,231억원(국고 40%, 한국철도시설공단 60%)을 들여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에서 출발해 경기도 평택시 지제역 부근에서 경부고속선과 합류하는 구간을 2014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으로 이후 동년 완공 예정인 충북 오송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가는 호남고속철도와 대전·대구 도심구간 통과구간을 통해 수서-부산, 수서-광주(목포) 구간을 운행하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2012년 4월 19일 <“수서발 KTX 운송사업 제안요청서” 정부안 발표>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에서는 철도산업을 발전시키고 운임인하를 통한 철도중심의 녹색교통 실현을 위해 철도운송부문에 경쟁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안요청서(RFP, Rquest For Proposal)에 따르면 공개경쟁을 통해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고 영구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15년간 선로 임대 방식으로 운행한다. 신규사업자 컨소시엄 지분은 공공성 강화를 위해 49%까지만 가능하고 지분의 과반을 넘는 51%는 일반 국민공모(의무, 30%), 중소기업(권장, 10%), 공기업 11%로 코레일도 동일한 조건으로 공기업 지분 매입에 참여가능하다는 조항을 달고 있다.

철도요금은 코레일 대비 초기년도에 15%를 인하하고 이후에도 물가상승률보다 0.5% 낮게 해 평균적으로 20%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코레일보다 낮은 운임이 되도록 명문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운임인하 실효성 제도적 담보를 위해 상한제를 적용하는 한편 운임인하 조항을 위반하면 계약해지, 매년 소비자 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철도산업위원회의 감시와 평가 등 규제 강화를 통한 연간 2천억원(15년간 3조원)을 국민 혜택으로 돌리겠다고 설명한다.

선로임대료(사용료)는 코레일에서 납부하는 고속철도 운송수입의 31%보다 높게 책정해 하한선을 운송수입의 40%으로 하고 보다 많은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고속철도 건설 부채 조기 상환을 꾀하기로 한다. 

신규사업자 수입의 40~50%를 선로임대료로 부과해 매년 4~5천억원을 징수하고 15년간 약 6~7,5조원을 회수해 건설부채인 15조원을 상환하도록 하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막기 위해 매년도 운송수입의 110%가 초과하는 운송수입에 대해서는 제시한 선로임대료 요율에서 1.3배를 적용해 추가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철도차량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조달해 민간 사업자에게 리스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리스료는 30년간 차량 조달비용을 균등 상환하는 금액으로 책정해 41편성 기준으로 연간 1천억원 수준으로 정한다(이후 공단은 KTX 차량 22편성만 신규로 도입한다).

그러면서 철도 경쟁도입을 KTX에만 국한하지 않고 적자 노선에 대해서도 확대시켜 나가기로 하고 코레일이 영업적자 등을 이유로 적자 노선을 반납할 경우 더 적은 보조금을 받고 운영하겠다는 신규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국토해양부는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는 KTX 경쟁 도입 체제를 홍보하기 위해 “독점 KTX, 이제 국민을 위해 경쟁합니다, ‘와우 15,000원이나 싸진대!!’”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용 전단지와 부채 등을 주요 철도역사와 철도관련 행사장에서 배포하면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활동을 실시했다. 

현재 서울에서 부산까지 평일(월~목) KTX 요금은 53,300원(일반실 기준)으로 15,000원이라는 금액을 할인한 38,300원의 요금을 책정하기 위해서는 약 28%의 할인을 적용해야 한다. 국토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3.55% 인상률을 바탕으로 2015년 코레일의 KTX 요금이 69,500원일 경우 민간 사업자는 14,000원(20.1%) 할인한 55,500원으로, 2029년에는 코레일 요금이 113,300원일 경우 35,200원(31.1%) 할인한 78,100원으로 요금을 산정한다는 방식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코레일의 요금인상은 국토교통부에서 승인 없이는 자체적인 인상이 불가능하다. 그나마도 2011년 12월 실시한 요금인상에서 2007년 이후 4년 만에 KTX 3.3%(정차역 수 2개 이하 A등급 0.6% 할증), 새마을호 2.2%, 무궁화호 2.0%로 인상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작성하고 국토해양부가 배포한 ‘수서역발 고속철도 운송사업 제안요청서(초안)’(2012.4)를 보면 위와 같은 내용은 단지 정부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안요청서에 명시된 운송개시일 기준운임(6.3.3)은 2012년 1월 1일 현재 고시된 고속철도 신선 운임인 km당 164.41원을 기준으로 10% 인하한 km당 147.97원을 기준운임으로 설정하도록 한다. 부산역 진입구간과 광주송정~목포역 구간은 기존선 운임인 km당 112.12원을 기준으로 10% 인하한 km당 100.91원으로 삼는다.

다만 민간사업자가 기준운임에서 1% 추가 인하를 할 때마다 10점의 추가 점수가 주어진다(7.4.7.1). 최대 50점까지 인정되는 가산점을 모두 채운다면 총 15%의 인하 효과가 발생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전체 배점(1000점) 가운데 5% 밖에 안 되는 상황이다.

매년 운송수입의 31%를 선로사용료로 징수하는 코레일에 비해 높은 사용료로 부채 상환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은 민간사업자는 선로사용료 요율을 40% 이상으로 제시해야 하며 사업 운영기간 동안 동일하게 적용된다(4.8.3)는 대목이 있다. 이 요율은 변경할 수 없지만 ‘다만 세법 등 관계법령의 변경 또는 본 사업의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는 정부의 정책변경 등으로 인해 본 사업시행자의 수익성에 중대한 증감이 있는 경우 주무관청과 협의하여 선로사용료를 조정할 수 있다’(4.8.4)는 항목을 둬 재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는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막기 위해 운송수입의 110%가 초과하는 수입은 제시한 선로사용료 요율의 1.3배를 적용해 추가 환수하겠다(4.13.1)고 밝혔으나 이는 사업시행자인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운송수입을 기준으로 하기에(4.13.2) 이익이 발생해도 제대로 환수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는 철도교통에서 공익적 목적의 장애인, 노약자, 유아 등 교통약자와 국가유공자, 군인 등에 대한 철도운임 할인을 점수로 책정(7.4.6.1)해 둔 것도 큰 문제이다. 총점 50점이 배정된 이 항목은 어린이 할인 10점(할인율 1%당 0.2점), 유아 할인 3점(무임 2점, 좌석 지정시 할인율 1%당 0.04점), 경로 할인 13점(할인율 1%당 0.4점), 국가유공자 할인 10점(연 1회 무임 적용시마다 1점, 연 6회 무임 적용 후 할인율 1%당 0.1점), 군 장병 할인 2%(할인율 1%당 0.2점)로 전체 배점(1000점) 대비 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강제사항이 아니다.

이같은 MB 정부의 민간 사업자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 계획(정부는 민간자본 49%가 들어옴에도 민영화는 아니라고 주장한다)에 여당인 새누리당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KTX 민영화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철도산업은 장기 비전을 먼저 마련하고 마련된 장기 비전에 따라 철도산업 발전방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선 이후 올해 3월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명되고 KTX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 ‘제2철도공사'를 설립하거나 민간합동기구를 설립해 운영권을 맡기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했다. 이후 ’제2공사‘안은 내부 검토 과정에서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6월 26일 <철도공사, ‘지주회사+자회사’로 전환>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철도산업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철도산업 발전방향>을 확정·발표하면서 ‘독일식 모델’을 적용해 코레일은 간선여객운송을 전담하는 지주회사 기능을 담당하고 여객, 화물, 지원·기타사업부문은 자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공개했다(세부내용은 앞의 글에서 언급).

정부는 철도산업의 발전모델로 ‘독일식’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실제 독일의 철도 구조와는 차이점이 있다. 

독일의 국영철도회사 도이치반(Deutsche Bahn AG, DBAG)는 1990년 동독과 서독이 통일하면서 두 나라에서 운영하던 두 개의 국영 철도회사를 합병해 1994년 공식 출범한 철도회사로 1999년 지주회사와 5개 자회사(장거리 여객 수송, 근거리 여객 수송, 화물 수송, 선로 관리, 역사 운영) 체제로 재편한다.

독일 정부는 각 사업 부문이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근거리 여객 수송 부문에 대해 공공서비스의무(PSO)를 면제하고 적자 노선에 대해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지방화기금을 투입했고 관련 예산 삭감 이후에는 보완책으로 주정부에 부가세 할당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을 이어갔다. 적자 노선에 합리적인 제도 장치를 통해 출발선을 비슷하도록 조정해 ‘기울어진 경기장’이 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지주회사와 자회사 구조로 구성하는 국토부의 철도산업 발전모델과 외형은 유사하나 우리는 2004년 상하분리 체제로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이 분리되면서 코레일의 영업 분야에 대해서만 자회사로 분리하는데 비해 독일은 건설과 운영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철도망에 있어서도 독일은 약 35,755km로 한국철도(3,587.8km)에 비해 약 10배 더 큰 규모로 어느 정도 경제성 있는 철도 운영을 위해서는 철도망이 4,000km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한 독일은 여객 부문을 장거리와 근거리 등 사업 부문별로 나눈데 비해 정부는 특정 노선별(수서발 KTX)로 독립 자회사를 설립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코레일은 알짜 노선을 자회사에 떼어주고 경쟁을 해야 하는 것으로 이는 독일식보다는 ‘영국식’에 더 가깝다. 영국은 기존 공기업의 분할 민영화를 추진하고 민간 신규사업자의 시장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자료 설명에서 “EU 지침은 상하분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해당 지침은 자유경쟁이라는 명목 하에 철도시장 개방을 위한 것으로 유럽 국가 중 상하분리 국가는 16개로 상하통합 구조인 국가 22개보다 적으며 프랑스도 지난해 다시 통합으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EU가 통합 국가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럽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가 “철도구조개혁에 있어 꼭 기관 분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2012년 9월 발표한 바 있다. 

국제철도연맹(UIC) 회원국 80개국 가운데 상하통합형 구조인 국가는 60개국(유럽 22, 아시아 22, 아프리카 9, 미주·오세아니아 7개)으로 상하분리형 20개국(유럽 16, 아시아 1(한국), 아프리카 2, 미주·오세아니아 1개)에 비해 큰 수치로 차이를 보인다. 

실제 세계 철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 독일, 중국, 일본 등 5개국은 상하통합형으로 최근 10년 사이 철도 운영에 있어 효율성이 눈에 띄게 높아져 철도노동생산성이 평균 20% 증가했으며 캐나다는 30%, 중국은 무려 8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철도투자규모 역시 일본과 미국은 2배, 러시아 3배, 중국은 7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 최대의 전략컨설팅회사인 롤랜드버거는 철도 운영·시설의 통합형 철도가 세계 철도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차량정비와 열차운행 노하우를 보유한 운영 부문과 선로의 설계와 시공을 담당하는 기반시설 부문의 특징을 모두 반영하기 때문이라면서 상하분리는 철도산업 성과를 향상시키는데 있어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며 철도는 네트워크 산업의 특성상 통합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이 계획에서 수서발 KTX 노선 운행을 기존 민간위탁에서 철도공사 출자회사 운영으로 방식을 변경한다. 대신 지분구조는 코레일이 용산개발 무산 등으로 투자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30%(이후 41%로 변경)의 지분을 가지고 70%(이후 59%로 변경)은 연기금 등 공적자금으로 보완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선로용량 배분, 선로 운행시간대 배분, 통행 순위 등은 정부에서 정해 실질적인 경쟁효과를 확보하고 출자회사에 대한 코레일의 경영권은 보장하지만 철도사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제약하는 부당한 경영간섭을 배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요금은 서울역 대비 10% 인하하는 것으로 하고 탄력적 할인체계로 실질 운임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미 코레일도 기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예약 기간인 출발일로부터 30일부터 사전 구매 시 최고 30%의 요금 할인(서울발 부산행 평일 기준 16,000원 할인)을 해주는 할인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은 할인요율이 변경됐지만 지난달까지는 50%까지 할인되기도 했다.

국토부가 처음 제시한 요금 20% 할인은 이후 15%로 낮아졌고 이번에 다시 10%까지 조정됐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요금을 많이 깎으면 깎을수록 이득이 될 수도 있지만 고민되는 부분이 수서발 KTX 운임의 인하를 많이 할수록 철도공사도 인하해야 되는데 그러면 철도공사의 매출 감소 요인이 많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나서 탄력적인 할인 정책을 통해 전체적인 지불요금을 낮추는 구조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세 좋게 15,000원, 20% 할인을 홍보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제야 코레일을 챙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단 말인가?

정부는 앞선 MB정부에서 제안한 <민간사업자 KTX 경쟁체제 도입>이나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서발 KTX 자회사 경쟁체제 도입> 모두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한다. 통상적으로 민영화는 기반시설이나 공기업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지만 경쟁도입은 KTX 선로를 매각하는 것도, 코레일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다.

이 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렵 순방 중인 지난 11월 4일 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공공부문 시장 개방 약속’을 했다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 보도로 또 다른 철도 민영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WTO(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정(GPA, Government Procurement Agreement) 개정 사항과 의정서 비준 재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서술의 한계성이 있어 언급하지 않는다.

또 다른 국제 협정인 한미FTA 조항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언급하고 넘어가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부속서 제12.4조(시장접근) ‘철도 운송 및 부수서비스 분야’ 유보 내용에는 ‘한국철도공사만이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건설된 철도 노선의 철도운송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철도노조는 11일 대전지방법원에 낸 자회사 법인 설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유 중 하나로 이 조항을 언급하면서 수서발 KTX 법인이 2005년 6월 30일 이전 건설된 경부고속선 평택~동대구(부산 진입선 일부), 평택~오송 구간 노선에서 운송서비스를 담당하려면 조약 유보조항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지난 8월 19일 민주당 윤후덕 의원실에서 국토교통부의 ‘철도산업 발전계획’이 철도민영화로 갈 가능성 등의 분석 요구에 관한 검토의견서에서 “수서발 KTX 운영시 해당 조항과 충돌해 분쟁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철도사업자의 선정은 국토부의 정책결정사항으로 한미FTA와 무관하며 수서발 KTX 법인은 공영구조로 민간이나 해외자본 참여는 없다”고 해명한다. 앞서 민간사업자 참여 문제가 대두됐을 때에도 “한미FTA 유보안은 철도운송서비스 면허를 부여하는데 있어 국토부장관이 경제적 수요심사 등 규제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으며 민간에 실제로 운영권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는 레칫(일단 자유화된 내용을 뒤로 후퇴하는 방향으로 개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경쟁체제의 개념 자체도 모호하다. 지난 18일 KBS1TV <뉴스 9>는 ‘[이슈&뉴스] 코레일 눈덩이 적자…‘철도 개혁’ 방향은?‘이란 제목에 보도에서 “운영주체를 4개로 나눠 경쟁체제를 도입한지 20년이 된 서울 지하철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아보자”고 리포팅한다. 서울지하철은 정부가 내세우는 경쟁체제의 주요 모델 가운데 하나이다.

서울지하철은 1~4호선은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공사), 5~8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 9호선은 서울9호선운영, 1·3·4호선, 분당선, 경춘선, 중앙선, 경의선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이 1, 3, 4호선 일부구간을 공동 배차하는 것을 제외하면 각 운영주체는 각자의 노선을 운행할 뿐 선로를 공유하는 등 상대방의 영업부문과 경쟁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8호선 가락시장역에서 잠실역까지 2.9km를 지하철로 이동한다고 치자.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선을 이용하면 3개 역, 6분이면 되는 것을 서울메트로 노선을 이용하면 3호선을 타고 교대역까지 가서 다시 2호선을 타고 잠실역까지 17개 역, 40분(19.5km)이 소요된다. 누가 이같이 돌아서 지하철을 이용하겠는가? 요금 역시 신분당선과 같이 추가운임을 징수하는 민자 구간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경로로 가더라도 동일하게 지불된다.

코레일과 서울메트로를 경쟁 구조로 엮기에도 억지가 많다. 1호선 시청역에서 구로 방면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 ‘천안/신창행’, ‘인천행’ 등 열차 운행방향을 보고 탑승하지 ‘코레일’, ‘서울메트로’ 등 업체를 보고 ‘신형 열차’, ‘구형 열차’를 구분하고 타는가? 역사 내 안내방송에서도 “이 열차는 인천역으로 가는 코레일 소속 열차입니다. 서울메트로 열차를 이용하실 분들은 다음 열차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해당 보도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인력이 9,500여명과 6,300여명으로 둘을 통합해 인력을 30% 정도 감축해야 한다는 용역보고서가 나왔다며 형식상 경쟁체제만 도입해 부작용만 커진 셈이라고 지적한다. 코레일이라는 철도운영사가 있음에도 코레일의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을 맡긴다는 것은 이중 낭비가 되는 것이다. 

정부는 또 다른 경쟁체제의 논리로 항공사와 고속버스를 언급한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18일 브리핑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 항공사(LCC)를 사례로 “7개 항공사가 서울↔부산 노선에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운임의 80% 수준으로 출발한 저비용 항공사가 현재는 국내 운송시장의 48%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경쟁, 아시아나와 에어부산,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같은 노선에서 자유로운 서비스 경쟁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속버스는 역시 “금호고속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운영사는 동부도 있고 여러 버스가 있어 터미널 가서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대한항공-진에어’,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의 관계는 지주회사와 자회사 구조의 철도산업 발전방안과 유사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과 영업방식을 살펴보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논점과는 사실상 괴리가 있다.

진에어는 저비용 항공사의 수요 증대에 따른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영업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실용항공’을 표방하며 2008년 출범했다. 에어부산 역시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의 항공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7년 부산광역시가 참여해 설립한 부산국제항공의 대주주로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하면서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

최근 대한항공을 운영하는 한진그룹은 지난 8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인적분할을 단행해 지주사인 한진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대한항공으로 나눴다. 당초 대한항공의 자회사였던 LCC 진에어는 지주사인 한진칼홀딩스로 편입되면서 운영구조의 변화를 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들은 모두 민간 기업들로 항공시장의 개방 추세에 따라 수익 노선을 중심으로 영업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일본과 동남아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높은 항공 트래픽(혼잡도)으로 도시간 교통량 기준 세계 3위 수준인 서울(김포)~제주간 B576 항로(서울~제주~대만)에는 위에서 언급한 모든 항공사가 여객운송에 참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공항의 슬롯(Slot,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용량인 34회를 가득 채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를 41회로 늘리기 위한 고속탈출 유도로 추가 등 시설공사를 2015년까지 우선 완료할 계획에 있다.

2005년 국내 최초의 LCC인 한성항공(2008년 부도 후 2010년 티웨이항공으로 재편)이 청주에서 제주로 가는 첫 비행을 시작한 이후 많은 항공사들이 신규 취항했지만 양양이나 사천, 무안 등 지방 국제공항에서 운행하는 국내 저가항공사 수요는 거의 늘어나지 않아 여전히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위주로 일부만 운항하고 있어 상반된 모습이다.

2013년 12월 현재 국내 LCC 취항노선은 제주항공(김포/인천↔제주, 청주↔제주, 부산↔제주), 이스타항공(김포↔제주, 청주↔제주, 군산↔제주), 티웨이항공(김포↔제주, 대구↔제주(2014.3 취항예정)), 진에어(김포↔제주, 김포↔양양(비정기노선)), 에어부산(부산↔김포, 부산↔제주, 김포↔제주)로 일부 노선을 제외하면 김포↔부산, 김포↔제주 등 여객 수요가 많은 노선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항공은 기본적으로 이동시간 단축을 위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시간적 측면을 중시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사 규모에 맞게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어 LCC에 비해 상대적으로 잦은 운항횟수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로 서울(김포)에서 부산(김해)으로 출장을 가는 직장인이 저렴한 요금의 LCC를 이용하기 위해 공항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이용하겠는가? 운항편이 많은 대형항공사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겠는가?

비용 측면을 고려하는 여행수요층에서는 프로모션 등을 통해 할인된 항공권을 구매하고 특정 시간대에 배정되는 항공편을 이용하게 된다(물론 LCC가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니다). 두 경우 모두 출발 공항은 같은 김포공항에서 이뤄지기에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는 운행시간이나 항공요금을 고려한 항공사 선택만 하면 된다. 항공기 안에서 제공받는 기내 서비스는 큰 차이점이 없다. 

하지만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서발 KTX는 서울(용산)에서 출발하는 기존 코레일 열차와 수서에서 출발하는 수서발 KTX 자회사 노선으로 출발지가 양분되는 형태여서 가격적인 요인보다는 접근성의 측면이 더욱 강조하게 된다. 제주항공(회사)이 좋다고 해서 서울에서 제주로 가는데 인천공항까지 가서 제주행 비행기를 타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고속버스는 더 적절하지 못한 사례다. 고속버스 요금 역시 철도 요금과 같이 국토교통부가 통제권을 가지고 인상폭을 조정하고 있다. 업계에서 6.59% 인상을 요구했던 고속버스 요금은 2003년 3월 2일부로 4.3%만 인상됐다. 세부 요율은 1~200km까지 우등 91.14원, 일반 62.35원(km당), 201~400km까지 우등 83.96원, 일반 55.17km, 401km 이상 우등 76.75원, 일반 50.38원으로 책정돼 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경부선)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고속버스는 금호고속, 동양고속, 삼화고속, 중앙고속, 천일고속, 한일고속 등 6개 사가 1일 50회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버스 역시 경쟁체제가 아닌 공동으로 배차와 수입금을 공동으로 나누는 공배제도를 1990년대부터 실시하고 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현재 고속버스 업계에서는 무분별한 경쟁구도를 막기 위해 주요 노선에 대해 공배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한다.

특정 차종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버스매니아가 아니라면 이용 시간에 따라, 좌석 여유에 따라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45석(41석)의 일반고속(23,000원), 28석의 우등고속(34,200원/심야 37,600) 등 금액의 차이가 승객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경쟁논리 적용은 부적절하다. 

오히려 2000년 이후 고속버스 업체 중 속리산고속(금호고속 인수)과 한진고속(동양고속 인수)이 폐업하고 2004년 KTX 개통과 시외직행버스와의 경쟁으로 시장을 빼앗기고 있어 공배를 깨는 등 고속버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언젠가부터 코레일은 정부에게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언제인가부터 코레일이 운영하는 신설 철도(전철) 노선의 개통식에서 정작 운영기관인 코레일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있다. 해당 지자체와 국토부, 철도시설공단의 축제일뿐이었다. 심지어 공사가 완료되지도 않은 가운데 개통식을 열어 이용승객의 불편을 야기한 적도 빈번하다. 
 
정부는 2012년 10월 코레일이 출자한 철도 운영자산으로 명시된 철도역과 차량기지 등 시설 자산을 회수해 관리 권한을 국가 소유(철도시설공단 관리)하는 안건을 철도산업위원회에 상정해 서면심의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철도시설공단은 <철도공단 장기 조직 검토> 보고서를 통해 코레일로부터 인수받을 역사 및 시설 유지·보수 분야와 관제권을 관리할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

역 시설 2조 1천억원, 차량기지 3조 4천억원 등 5조 5천억원에 해당하는 시설이 회수되면 코레일의 자본이 그만큼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것과 같이 코레일은 이미 공항철도 매입과 용산개발 실패로 부채가 급증하고 있던 시기였다.

또한 정부는 2013년 1월, 코레일로부터 열차 운행 계획과 선로 배분, 운행 열차의 제어 및 관리 등 철도 운영과 관련된 사안을 총체적으로 주관하는 철도 관제권을 환수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이양하는 내용의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전방위로 코레일의 권한과 역할을 축소시키려는 행보였다. 또한 이러한 내용들은 철도 민영화 논란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기도 했다.

국토부는 철도운영과 내에 철도산업팀(T/F)을 신설하면서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각 1명, 한국철도시설공단에는 직원 2명 파견 및 전단팀 구성을 요청하는 등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비밀TF를 구성해 1년 넘게 운영하다가 행정안전부 인사특별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KTX 민영화 논란이 한창이던 2012년 각 부서 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포털이나 블로그에 찬성 댓글을 달고 실적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공문을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물의를 빚었다. 또한 철도개혁추진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철도경쟁체제의 긍정적인 내용을 홍보하고 22개 일간지와 라디오, 지하철 광고비로 6억 9천만원 지출, 국토부 명의의 경쟁도입 네이밍 공모전 비용에 6천만원을 지불하는 등 경쟁체제 도입에 있어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코레일 압박은 2012년 10월 5일부터 올해 4월 2일까지 진행한 한국교통연구원(KOTI)의 <철도산업구조개혁 및 철도발전 계획 수립> 수탁연구보고서의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 보고서가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민간참여 방식의 경쟁도입을 전제로 발주한 것으로 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주장하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

이는 이번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레일이 지난 10일 임시이사회에 앞서 9일 저녁 비상임 이사에게 배포한 <수서고속철도 설립시 코레일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 중 ‘법인설립 거부시 영향분석’ 항목에서 경영평가, 자산 환수, 관제관 이관 및 분할 가속화, 개통예정인 신설선에 대해 코레일 운영배제 등 불이익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압박카드를 다시금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수서발 KTX는 얼마나 알짜 노선이기에 어떻게든 밉상인 코레일에게 넘겨주려 하지 않을까? 민간사업자 도입이 민영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무산되자 정부는 다시 코레일이 지분 41%를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하면 나머지 59%는 공적자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으로 전환하면서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작 국내 대표적인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당초 계획안이 나왔던 지난 6월 이미 수서발 KTX 자회사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민연금기금 운용은 국민연금법상 연금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바에 따라 운용하도록 명시(제102조)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회사에 참여하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투입 자산을 매각해야 하나 민영화 방지 대책으로 자산 매각을 막는 내용을 자회사 정관에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문제가 되고 공공부문간 매각을 하더라도 다른 공공부문에서 이를 매수할 만한 여력을 가진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국민연금의 참여는 결정된 바 없으며 내년 초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해 공공부문 자금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 검토 자료에 따르면 수서발 KTX 운영사업의 투자 수익률은 9.97% 수준으로 충분한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해 공공부문 자금유치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수서발 KTX를 이용하는 승객의 규모와 수익은 얼마나 될까? 정부는 수서발 KTX 이용자 추산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열차 대수와 운행 패턴을 보면 대략적인 계산은 가능하다.

우선 공개된 몇 개의 수요예측 자료를 살펴보자. 기획재정부의 <2013~201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는 한국교통연구원(KOTI) 자료를 바탕으로 1일 78,279명(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 고속철도 역 신설 타당성 검증용역>(2011.6) 보고서도 동일)을 인용했으며 코레일 이사회에 보고된 자료에는 1일 55,000명(2016년)을 예상하고 있다. 대한교통학회는 사업 첫해인 2016년 45,917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레일이 외부회계법인 의뢰한 재무전망 자료에서는 영업 첫해 82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요금 10% 인하를 가정한 여객수송 매출액은 4,577억원, 수서역 부대수입 등을 고려한 총 매출액은 4,622억원으로 계산했다.

운영인력은 열차승무원과 기장, 역무원, 본사 인력을 포함해 431명으로 제시하고 매표나 차량유지관리 등의 업무는 외주화, 선로사용료 등을 포함한 총 매출원가는 4,540억원으로 계산했으며 향후 30년간 내부 수익률은 9.97%, 순현재가치는 1,31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24일 원내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수서발 KTX 운영회사를 설립해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철도활성화와 함께 부채에 대한 국민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10% 요금이 인하되면 6~10% 수요가 증가하고 적정수익률 초과 수익은 선로사용료로 회수해 17조 6천억원의 부채 상환으로 국민 세금 부담 완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레일은 고속철도 노선인 경부선, 호남선, 경전선, 전라선에서 KTX-1 46편성(20량 1편성, 920량), KTX-산천 24편성(10량 1편성, 240량)을 운용하고 있다. KTX 1일 운행횟수(2013.11.1)는 편도 108회(경부선 68, 호남선 22, 전라선 7, 경전선 10회)로 주중(월~목요일)에는 100회(경부선 63, 호남선 21, 전라선 7, 경전선 9회), 주말(금~일요일)에는 115회(경부선 74, 호남선 23, 전라선 7, 경전선 11회)로 편도 기준으로 약 15회 정도 차이가 난다.

2011년 고속철도 이용승객 수는 5,030만명으로 고속철도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조 3,853억원이다. 이를 1인당 열차 운임으로 환산하면 27,540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 코레일은 고속철도 운영비용으로 9,167억원을 사용해 4,686억원의 손익이 발생했다. 이 기간 선로사용료로 1,913억원을 지출했다. KTX-1은 특실 127석(4량), 일반실 808석(14량)으로 935명, KTX-산천은 특실 30석(1량), 일반실 333석(7량)으로 363명이 정원이다.

정부의 수도권고속철도 기본계획에 따르면 수서발 KTX 노선이 개통되는 2015년부터는 매일 수서역에서 편도 51회(경부선 27회, 호남선 24회)를 운행하고 서울·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존 KTX는 편도 107회(경부선 63회, 호남선 44회)를 운행할 방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7,360억원을 들여 수서발 KTX 자회사인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가 사용할 가칭 KTX-호남 22편성(10량 1편성, 220량)을 2015년 하반기까지 들여와 운영할 계획에 있다. 1편성 당 가격은 335억 가량 한다.

KTX-호남의 좌석은 특실 33석(1량), 일반실 377석(7량)으로 만석 인원은 410명이다. 1일 왕복 102회를 운행할 경우 최대 수송 인원은 41,820명이다. 코레일의 서울발 부산행 KTX의 특실 요금 74,600원과 일반실 요금 53,300원(평일)에서 정부가 계획한 10%를 차감한 요금은 특실 67,100원, 일반실 48,000원 선으로 예상할 수 있이다.

이를 아주 단순하게 수서발 부산행 KTX 열차에 성인 기준으로 만석(410명)을 채운다고 가정해보면 대당 수익은 20,310,300원(약 2,031만원)으로 1일 2,071,650,600원(약 20억 7,165만원), 1년 756,152,469,000원(약 7,562억원)으로 코레일에서 2011년 벌어들인 고속철도 수익의 절반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는 수도권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 경유 노선이 기존 경부고속선보다 운행거리가 약 17.3km 가량 단축되는 사항을 반영한 것이 아니며 경부선 27회, 호남선 24회로 거의 1:1 비율로 운행할 시 경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객 수요가 적은 호남선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계산한 것(통계자료에서 서울(용산)~대전북부까지 경부와 호남선의 이용 승객을 추산하기 어렵고 경부선에는 경전선 수요가, 호남선에는 전라선 수요가 일부 반영되고 있기에 산출이 어렵다)으로 평균 예상치보다 1.5~2배 수준까지 더 잡은 수치로 보면 된다.

오히려 코레일의 2011년 영업수익 대비 승객 수를 반영해 산출한 1인당 열차 운임 27,540원에서 10% 요금 할인을 한 24,790원을 대입해 계산하면 대당 수익은 10,163,900원(약 1,016만원), 1일 1,036,717,800원(약 10억 3,671만원), 1년 378,401,997,000원(약 3,748억원)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호남선의 적은 승객 수요와 운행거리 단축 등의 요인을 반영하면 실제 수서발 KTX의 여객수송 수익은 연간 3,50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수서발 KTX 개통으로 기대하던 연간 선로사용료 4천억원을 징수하기는커녕 코레일(31%)보다 더 많은 퍼센테이지(40% 이상)를 책정했음에도 오히려 코레일보다 더 낮은 선로사용료를 징수하게 될 모양이다. 철도시설공단은 수도권 고속철도 건설비용 1조 9,634억원(전체 60%), 호남고속철도 건설비용 4조 3,331억원(전체 50%)의 재원을 조달하기로 돼 있어 기존 고속철도 건설비 이자비용 등을 더해 공단의 부채비중이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는 정해진 선로로만 운행해야 하는 특성상 열차가 아무리 많더라도 모든 열차를 운행할 수는 없다. 바로 선로용량 때문이다.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에 서울 강남고속터미널(호남선)을 이용해 본 사람은 금호고속에서 광주행 고속버스를 거의 1~2분 간격으로 운행시키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로교통의 경우 여러 개의 차로를 이용할 수 있고 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로를 이용해 추월이 가능하지만 철도는 선행 열차가 대피선이 마련된 역에 도착해 대피선으로 피해줘야만 후속 열차의 추월이 가능하다. 또한 폐색구간(閉塞區間)을 두고 있어 열차가 운행하고 있을 경우 일정 선로구간 내에 2개의 열차가 진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열차사고 등을 예방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선로용량 포화구간인 서울역~금천구청역간(17.3km) 선로용량은 171회로 2011년 11월 1일 기준(코레일 <선구별 열차횟수 및 선로용량> 자료)으로 KTX 81회, 새마을호 24회, 무궁화호(누리로 포함) 66회, 화물열차 8회 등 163회를 운행하고 있다. 

2004년 KTX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상당수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감차됐고 지난해 이미 180회 이상 운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말에는 일부 KTX를 광명역에서 착발하는 등 부족한 선로용량으로 인해 여객은 물론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화물 역시 정상적인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2015년 수도권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이 개통하면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도착하는 KTX 열차편은 지금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그만큼 대체열차(새마을, 무궁화호 등)가 신규로 투입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서에서 출/도착하는 KTX 열차편은 수서에서 평택까지 61km 구간은 새로운 고속선로를 이용하게 되지만 평택에서 부산이나 광주, 목포를 가기 위해서는 기존 경부고속선과 선로를 공유해 운행하다보니 여기서 다시 병목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에 양쪽 모두 배분받은 일정 횟수 이상 열차를 투입할 수 없다.

모회사인 코레일과 자회사인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경쟁은 서로 Win-Win하는 결과를 가지고 올까? 

결론부터 말하면 출발점부터 다른 두 회사가 경쟁이란 이름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알짜배기 고속철도 운영 시장에서 맞붙게 된다면 고속철도 수익으로 일반 및 화물철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적자를 교차보조로 감당하고 있는 코레일로서는 결코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현재 고속철도 여객수송 인원 중 일부를 수서발 KTX에 빼앗기게 되면서 운영수익 감소로 인한 코레일의 경영난 악화를 초래해 악화일로로 치닫게 할 것이다. 

코레일은 교차보조 붕괴에 따른 조치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적장노선인 PSO 노선에 대한 운영권한 반납을 선택하게 돼 철도의 공공성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온 적자 철도노선을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민간에 팔지 않으니 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은 서울 동쪽에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다. 여기에서 부산 해운대로 가는 경로를 살펴보자.

버스를 탈 경우에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고속버스를 타고 4시간 20분이 걸려 부산종합버스터미널(노포동)에 도착한다. 여기서 다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약 50분이 걸려 해운대역에 도착하게 된다. KTX를 탈 경우에는 성남에서 서울역까지는 버스나 지하철로는 1시간~1시간 30분이 걸린다. 서울역에서 다시 KTX를 타고 부산역까지 2시간 50분, 부산역에서 해운대역까지는 대중교통으로 다시 50분~1시간이 걸린다.

요금은 고속버스 33,800원(우등), KTX 일반실 53,300원이며 소요시간은 버스 이용 경로가 5시간 30분, KTX 이용이 5시간 10분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KTX를 타겠는가? 고속버스를 타겠는가? 빠른 속도가 핵심인 KTX의 특성이 성남에 살고 있는 필자에게는 어떠한 메리트도 없다. 버스 운행시간이 맞지 않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KTX를 이용할 일은 거의 드물다.

하지만 수서발 KTX가 개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남에서 수서까지 이동시간은 약 20분, 수서에서 KTX를 타면 부산까지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총 이동시간은 4시간이면 충분하고 거기다가 요금도 48,000원 대로 저렴한 편이다.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에서 운행하는 수서발 KTX를 타는 승객들은 필자와 같이 서울 강남, 강동 지역과 경기 동남부(성남, 용인, 하남, 수원, 동탄, 오산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요 대상이다. 여기에 기존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하던 수요 일부를 수서발 KTX 개통으로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신규 수요만 흡수하는 것이 아닌 기존 서울(용산)역을 이용하던 KTX 승객 중 접근성 측면에서 교집합을 이루는 일부 지역의 여객수요가 수서로 이동하게 된다. 코레일연구원이 작성한 <2013년 KTX 중장기 수송수요 예측> 보고서는 서울지구(서울, 용산역)와 수서지구(수서역)로 분리된 상태에서 2018년, 2023년, 2028년, 2033년 KTX 수송수요 예측 결과를 담고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서울지구와 수서지구의 수송수요 분담률은 약 7:3으로 전망하며 2018년 서울지구의 KTX 1일 이용인원은 128,665명, 수서지구의 KTX 1일 이용인원은 54,528명으로 예측했다. 2023년에는 서울 133,392명(4,727명 증가), 수서 56,608명(2,080명 증가), 이후에는 전체 KTX 수송수요가 조금씩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2018년까지 건설될 전국 45개 KTX 정차역 가운데 69%인 31개 정차역에서 서울지구와 수서지구의 직접적인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기준으로 KTX 전구간 1일 이용객 183,192명 가운데 개별 구간을 제외하고 50,817명의 수요가 서울지구와 수서지구의 공통 구역에서 발생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를 선점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코레일의 추가적인 비용 차출을 요하는 동시에 코레일 자체에도 손실을 미친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17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 내부에서 지난 5월 작성한 <수서발 신규사업자 법인 설립 시 추가 비용> 문건에는 ‘수서발 KTX 별도법인 설립·운영 시 인적·물적 추가 비용 발생, 공사 출자로 자산 공동 사용하더라도 일정 규모의 중복비용 불가피‘라고 적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인적인 측면에서 볼 때 코레일은 별도의 증원 없이 수서발 KTX를 운영할 수 있지만 별도법인(자회사)의 경우 신규 채용이 필요해 사장 및 이사, 감사 등 임원 연봉 7억 5천만원, 관리직 약 120명 연봉 76억원 등 연간 241억원의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면서 “자체 충당 가능한 인력을 중복 채용함으로써 철도산업 전체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숙련 인력 전직을 유치할 경우 공사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인건비 지출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물적인 측면에서도 공사는 기존 자원 활용이 가능해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 없지만 별도법인의 경우 본사 사옥, 예·발매시스템 등 각종 정보시스템, 기관사 등 인력교육기관, 차량시설 유지·보수 설비 등 연간 최소 22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분석은 민주당 박수현 의원이 앞서 11일 공개한 코레일 이사회 보고 문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신규 업체가 수서발 KTX를 운영할 경우 코레일의 고속철도 매출 감소액은 5,120억원으로 운영 영업이익률 30%를 적용할 경우 한해 순손실은 1,536억원에 달한다.

자산위탁이나 용역 제공으로 신규 업체로부터 차량임대료 521억원, 정비수익 1,104억원, 공용역 사용료 233억 등 수익이 예상되지만 감가상각과 인건비, 자본조달에 따르는 이자비용 등을 제외하면 코레일이 신규 업체에서 얻을 수 있는 순수익은 연간 119억원에 불과해 코레일의 연간 손순실은 1,4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문건은 일부 직원의 전직으로 인한 인력 효율화, 우량 계열사 확보 등을 기대이익으로 꼽았으며 신규 업체 진입으로 코레일의 경영이 악화할 경우 정부가 재정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안전판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 문건에서도 “정부 방침을 미이행하면 경영평가, 자산 환수, 관제권 이관, 분할 가속화 등 파급효과가 클 수 있으며 개통 예정인 신규 노선 KTX 운영을 배제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겨레는 20일자 <국회 입법조사처 “수서발 KTX 분리는 공공성 훼손”> 보도에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코레일에 대한 PSO(공익서비스의무) 정부지원 부족과 적자노선 요금이 낮은 상황에서 운임원가가 높은 장점이 있는 등 수익성이 큰 KTX 노선을 출자회사로 분리하면 코레일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철도의 공공성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하며 “정부 지원의 PSO 보상액을 현실화하고 선로사용료 산정 기준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코레일과 출자회사가 직접 경쟁을 통해 코레일의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도 “논리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입법조사처는 “수서발 KTX 분리 출자회사 설립방식은 근본적인 민영화 방안과 비교했을 때 장점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PSO노선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향과 선로사용료 재조정 등 철도산업 전반에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의 정부 지원 방안 효과성 제고 측면을 서술한 것으로서 어느 한쪽의 입장이 더 타당하다는 점을 명시한 바는 없으며 특정한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수서발 KTX 회사가 중복투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국토교통부 여형구 제2차관은 “일부, 아주 부분적인 중복비용은 발생할 수 있다. 100억 정도로 생각하는데 나머지 차량 정비, 임대 등을 코레일과 모두 겸하고 공용할 역사는 공용하는 형태로 정부시스템 등을 최대한 같이 활용하기 때문에 조직운용에 따른 중복비용은 우려하는 만큼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전이되는 부분에 있어 1~2천억원 수입이 감소될 것이라 지적들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차량의 임대나 정비를 코레일에서 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얻는 수익이 감소 수입과 비슷해 서로 상쇄하는 구조로 손실비용은 생각보다 없다”고 덧붙였다.


글을 마치며...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 파업 반대파는 “정부가 민영화 안 하겠다는 왜 불신하냐?”, “박근혜 대통령 이 국민 동의 없는 민영화는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철도 경쟁체제를 통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국토교통부는 홈페이지 내 <철도경영혁신 바로 알기> 페이지에서 "현 구조 하에서 코레일의 경영을 개선하면 안 되는가?"는 질문에 "정부는 코레일 경영개선을 위해 철도 경영개선 종합대책(‘07~’11년), 철도선진화 대책(‘09~’12년) 추진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나 현재의 구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현재의 불투명한 경영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동일노선에서 경영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자율경쟁 체제를 통해 요금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국민 편익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이 운영하고 있는 철도 중 적자에 대한 일부보상이 이뤄지는 PSO 대상 노선이나 적자가 발생하는 노선이 아닌 여객운송 분야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고속철도를 대상으로 경쟁을 벌이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정부의 논리대로 효율성을 높일 거면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 철도분야에 대한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철도산업 발전방향>에 따라 코레일은 지주회사로, 여객, 물류, 차량관리, 시설, 부대사업은 자회사로 분할하겠다는 내용을 대책으로 제시한다. 회계장부를 나눈다고 지금과 같은 막대한 적자가 감소할까? 직원들의 과도한 임금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말이다. 임금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비정규직이나 외주 인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지주회사 코레일은 자회사에서 발생하게 되는 모든 손실을 떠안고 가야한다. 철도청을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분리했지만 채 10년도 안 돼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모습을 어쩌면 또다시 자회사를 통해서도 반복될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일각에서 염려하는 수서발 KTX 자회사의 민간 매각(민영화)이 아니라 코레일의 경영 적자로 인한 철도요금 인상과 경영난으로 반납하게 될 적자 철도 노선에 대한 민영화가 되지는 않을까가 더 염려된다.

오늘(26) 오후 2시, 최연혜 사장이 조계사를 방문해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등과 30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4시부터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노사 교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철도파업 협상중단 13일 만에 대화가 재개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오후 3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명분 없는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동맥을 끊는 것이고 경제 회복의 불씨를 끄는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현재 철도노조에서는 하지도 않는 민영화를 핑계로 철도 파업을 강행하고 법집행을 저지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이것은 명분이 없고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 막대한 적자를 누가 책임질 것이며 방만 경영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매년 메꿔 넣어야 하겠습니까?”고 성토했다.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것인가? 정부는 진정 끝장을 볼 생각인가?

정부는 민영화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 차례 발언들을 이어오고 있다.

수서발 KTX 자회사는 코레일이 지분 41%를 보유하고 2016년부터는 영업흑자 발생 시 매년 10%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민영화는 안 된다고 말한다. 회사 정관에 민간매각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겠다고 밝힌다. 정관만으로는 지분 매각을 막을 수 없다면서 법제화를 하자는 주장에 새누리당과 국토교통부는 한미FTA에 저촉될 수 있고 상법상 민영화를 안 하겠다는 법을 만드는 것은 입법기술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한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수서발 KTX 자회사에 대한 철도사업 면허를 발급하면서 민간에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되도록 하겠다“고 밝힌다. 국토부는 철도사업법 상 국토부 장관이 면허 발급시 조건(부담)을 붙일 수 있으며 조건을 위반할 경우 면허를 취소토록 규정하고 있어 현행법상 가능하다고 밝힌다. 하지만 사업면허를 취소한 다음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코레일로 귀속시킬 것인가? 아니면 철도시설공단에 위탁을 맡기겠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24일에는 현오석 부총리가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 지정요건에 해당되면 기준에 따라 내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수서발 법인의 준정부기관 지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는 코레일이 지분의 41%를 보유하고 임원 임명 등 회사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 지정 요건은 이미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인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문제로 지적하면서 또 다른 공공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 과정을 복기해보자. 한국철도공사는 필수사업장으로 지정돼 철도노조는 총파업에도 불구하고최소한의 공익 보호를 위해 열차별 필수유지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예전처럼 총파업에 들어가면 모든 열차가 멈춰서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2008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결정한 <필수유지업무 유지.운영 수준 등의 결정서>에 따르면 고속철도차량의 경우 평상시의 64.9%(운행률 56.9%), 일반철도차량(새마을호. 무궁화호. 통근형 열차)의 경우 평상시의 68.6%(운행률 : 새마을호 열차 59.5%, 무궁화호 열차 63.0%, 통근형 열차 62.5%), 도시철도차량의 경우 평상시의 67.5%(운행률 63.0%)를 각각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3년 노사협의 과정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 첫날인 9일 코레일의 열차 운행율은 어떠한가? KTX와 수도권 전철, ITX-청춘은 100% 정상 운행한데 비해 새마을호는 56%, 무궁화호는 66%, 화물열차는 47%로 운행했다. 일주일이 지난 16일에는 KTX 100%, 수도권 전철 93.9%, 일반열차는 평소대비 58.8%까지 떨어졌다. 18일차인 26일 현재 KTX는 73%, 새마을호 56%, 무궁화호(누리로 포함) 62.2%, 통근형 동차 60.9%, 수도권 전동열차 85.7%, ITX-청춘 63.6%, 화물열차 37.6%의 운행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궁화급으로 취급되는 누리로(서울~신창)의 경우는 10일부터 22편의 전 열차를 운행 중단시켰다가 논란이 되자 16일부터 다시 열차 운행이 일부 재개됐다. 코레일은 적은 인력으로 수송능력과 운행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KTX 위주의 열차 운행을 진행했다. 효율성을 따지는 정부의 모습이 오버랩 되던 이유는 왜일까?

최연혜 사장은 “민영화를 되면 제가 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노조의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하지만 민영화가 되고 나면 정부는 당장 경찰력을 동원해서 선로에 누워있는 그대를 끌어내고 말 것이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선로에 눕겠다고 할 것인가?

사장이 말했던 것처럼 진정 어머니의 마음을 보일 것이라면 더 이상 코레일이 철도노조가 대립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철도노조만이 (민영화든 아니든)민영화 반대를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코레일이라는 기업은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도, 역을 운영하는 역무원도, 선로를 점검하는 선로정비원도 있어야 돌아갈 수 있다. 코레일이 그러한 직원이고 직원이 바로 코레일이다. 코레일이 국민의 철도로 그 역할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둘이 같이 나가야 한다. 철도가 달리는 철로가 두 줄로 뻗어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코레일은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으로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공공여객수송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어느 정도 영업적자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만 건전 기업으로 재탄생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만 한다. 

코레일은 2008년부터 매년 영업적자 큰 폭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전기료와 유가 인상에 따른 동력비 상승 등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 가운데 이뤄낸 성과이다. 이밖에도 코레일은 KTX 운행횟수 증대, ITX-청춘 개통,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등으로 신규 수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하면서 과감한 경영효율화와 신성장동력 발굴로 2015년에는 부채비율 260%, 영업이익 흑자달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도민영화가 되면 철도요금이 2배 뛰어 오른다” 이런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철도노조 파업은 자기 배 불리기 위한 귀족노조의 파업일 뿐이다” 이런 주장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세 차례에 걸쳐 5만자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쓴 이유는 결코 철도노조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잘못된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거기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발이 되어주는 철도를 멈춰 세운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그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공감하는 이유는 민영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민영화를 둘러싼 많은 괴담이 있다. 일부는 맞는 말이고 일부는 너무나도 과장된 거짓말이다. 한때 민영화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그러했던 것처럼 민영화 역시 최고가 아니었다. 

경제가 중심이 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가진 자는 더 많은 부를 누리고 없는 자는 더 가난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사람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것이 직장이든 생활이든 존재 그 자체이든...

“안녕들 하십니까?” 사람들은 묻는다. 2013년을 살고 있는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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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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