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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제주여행기 3] 걸으멍 제주올레

(본 글의 여행일자는 2010년 9월 16일~17일입니다. 단, 세부적인 안내사항은 작성일 기준으로 확인한 사항입니다)

 

[ 앞뒤글 ] 제주여행기 1 - 티웨이항공 타고 제주로!제주여행기 3 - 성산에 올라 제주를 보다

 

다음날 아침,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하고는 숙소에서 체크아웃합니다. 오늘의 일정은 제주 올레 1코스를 걷고, 오후 늦게 제주시로 넘어와서 국립제주박물관을 들렸다가, 저녁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코스를 전부 완주하는 데에는 약 5시간 정도가 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걷다보면 넉넉잡아 6~7시간 정도를 잡고 있습니다.

시흥리 정류소 위치 및 제주 올레 1코스 시점 안내 (ⓒ 다음 지도)

숙소가 있던 성산리사무소 정류소에서 제주시 방면 동회일주 노선 시외버스에 탑승하여 10분 가량을 달려 시흥리 정류소에서 하차합니다. 제주 시내에서 올 경우에는 역시 동일하게 동회일주 노선 시외버스를 타고 약 1시간 20분 가량을 오면 됩니다.

요금은 3천원이며, 시흥리 정류소 명칭과 더불어 올레 1코스 시점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온답니다(제주도 운행 시외버스는 올레 시종점 인근 정류소에서는 모두 해당 올레길의 번호와 시종점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숙소가 있던 성산리사무소 정류소에서 제주시 방면 동회일주 노선 시외버스에 탑승하여 10분 가량을 달려 시흥리 정류소에서 하차합니다. 제주 시내에서 올 경우에는 역시 동일하게 동회일주 노선 시외버스를 타고 약 1시간 20분 가량을 오면 됩니다.

요금은 3천원이며, 시흥리 정류소 명칭과 더불어 올레 1코스 시점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니 여유로이 창밖 풍경을 즐기시다가 내리면 됩니다(제주도에서 운행하는 시외버스는 모두 올레 시종점 인근 정류소에 대해 해당 올레길의 번호와 시종점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제주 올레 1코스 안내도 (ⓒ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올레 1코스는 2007년 9월 8일 처음으로 문을 연 코스입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서 출발해 종달리와 성산리를 거쳐 광치기해변에 도착하는 15.6km의 구간으로 코스 초반에 위치한 말미오름과 말오름을 제외하고는 평지에 가까운 코스로 오름과 바다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구간이랍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넘어오는 첫 시작인 시흥리는 과거 심돌마을로 불리웠습니다. 이후 100여년 전 당시 행정구역인 정의군 군수였던 채수강에 의해 정의군의 맨처음 마을이라는 뜻으로 시흥리라 하였고, 1914년에는 정의군 좌면 시흥리였던 것이 제주군 정의면 시흥리로 바뀌었으며, 남제주군에 속했던 지명은 다시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수립에 따라 서귀포시와 통합되면서 현재의 행정구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과거 제주에 부임하는 목사(정3품 외직 문관, 현재의 도지사와 유사)가 맨 처음 제주를 둘러보는 탐라순력을 할 때면 시흥리에서 출발해 종달리에서 마쳤다고도 합니다.

1코스 시점이 위치한 시흥리 도로 맞은편 아래에는 제주올레 안내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그리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는 안내소에서는 1코스 시작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제주올레 패스포트, 우비, 기념품, 간단한 먹거리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옆에는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으니 출발 전에 미리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겠죠?

올레길을 걸을 때에는 자신에게 가장 편한 복장과 발에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코스가 5시간 가량 걸어야 하다보니 옷이 불편하고 발이 아프다면 걷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땀을 닦을 수건과 물도 한 병 가지고 다니면 좋습니다. 바다가 보이면 잠시 발도 담궈 보시구요.

제주올레 1코스 초입에서...

돌담과 흙길이 조화를 이뤄 걷는 재미를 한층 더 합니다. 저 앞에 먼저 가는 올레꾼들이 보이네요?

제주올레 길에는 사진과 같이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길을 안내하고 있답니다. 파란색의 화살표는 올레 길의 진행방향을 안내하고 있으며, 주황색은 역방향의 길을 인도합니다. 1코스를 예로 들면 파란색은 종점인 광치기해변으로 가는 길을, 주황색은 시점인 시흥초등학교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안내 표식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길바닥이나 돌담, 전신주 등에 화살표를 그려놓거나, 나뭇가지에 리본을 묶어두는 등 최대한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채로 길을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종종 파란색의 간세(느릿느릿한 게으름벵이라는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온 것으로,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입니다)도 만날 수 있답니다.

거무죽죽한 현무암으로 이뤄진 끝없는 돌담들과 황토색 흙길, 그리고 대지를 뒤덮은 푸르름이 한 데 어울려 만들어내는 경관은 오직 제주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올레 길은 아무 생각없이 시작점에서 도착점까지 걷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눈으로 담을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때로는 오름을 넘고, 그 곳에서 뛰어다니는 말들과 소도 보고, 파도치는 해안가와 해풍으로 말리는 오징어도 구경하고, 풍성하게 과실을 맺은 감귤나무의 주황 물결도 만날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본격적으로 말미오름을 오르는 언덕을 만나게 됩니다. 두산봉(146m), 말선봉으로도 불리우는 말미오름은 땅 끝에 위치하고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초입에는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성산읍과 성산읍주민자치위원회가 세운 소망쉼터로, 정자 안에는 소원을 적어 달아놓은 소망 통나무들이 매달려 있답니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소원도 빌어보고 본격적으로 말미오름을 올라보세요.

뒤이어 나오는 말오름에 비해 말미오름을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릅니다. 굽이 하나를 넘어갈 때마다 숨이 차 오르네요. 하지만 말미오름 정상에 도착해 아래를 바라보면 지금까지의 힘듦은 한순간에 잊혀질 정도로 엄청난 장관과 마주하게 된답니다.

왼편으로는 성산일출봉과 멀리 바다의 모습이 들어오며, 오른쪽으로는 성읍 풍력발전단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검은 빛이 감도는 논과 밭이 이어져 있습니다.

말미오름에는 소를 방목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지라 길을 따라 가다보면 곳곳에 소똥도 있고, 소들도 만날 수 있다죠. 얌전한 아이들(?)이니 천천히 피해서 지나가시면 된답니다. ㅇ.ㅇ);

소 탈출 방지를 위해 사진과 같은 시설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문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럴 때에는 문 단속을 철저히 해 주셔야 불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제주올레 길은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이용하고 있기에, 결코 그 분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됩니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그들의 흔적만을 봤을 뿐, 직접 소 무리를 보지는 못했네요. 봤다 하더라도 재정신이 아니었을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뒤이어 알려드릴께요.

저 언덕을 돌아서 내려가면 말미오름의 안쪽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 길을 통해 말오름으로 연결되고, 다시 넘어가면 종달리 길로 접하게 되는 거죠. 길 오른편으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의 무덤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언덕으로 난 길과 올레 리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던 중, 카메라가 갑자기 오작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셔터를 누르지 않음에도 계속해서 셔터막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고,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고 전원을 껐음에도 계속되는 오작동. 배터리까지 모두 제거하고서야 그 동작을 멈춥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날 떨어트린 50mm 렌즈를 잠시 마운트 시켰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 이후로도 수 백장의 사진을 찍었기에 딱히 그게 원인이라고 하기에도 문제는 있네요. 2005년 10월 경에 구입해 지금까지 수십만장의 사진을 찍어왔던 녀석인지라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기에 걱정도 컸습니다.

친구를 통해 캐논 카메라 AS센터 연락처를 확인하고, 연락을 해 봤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나오지가 않네요. 우선 가까운 AS센터를 방문해 보라고는 하지만 여행 도중에 그러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다행히 제주도에도 AS센터가 있지만, 위치가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인근이라고 합니다.

올레 길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 문제도 급히 해결해야 하는 것이기에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시흥리로 돌아갑니다. 시흥리에서 동회일주 노선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시로 들어와서는 택시를 타고 AS센터로 발길을 향합니다. 다행히 가지고 있던 넷북과 무선인터넷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본 AS 기사님은 딱히 원인을 찾지 못하시네요. 뜯어보고 교체할 건 교체해야 한다는데 1주일 정도 걸릴 꺼라고 말씀하시네요. 여행왔다고 이미 말씀드렸음에도 이리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ㅠ_ㅜ)

서울로 돌아와서 나중에 AS센터에 수리를 맡기니 셔터박스가 나갔다고 하네요. 보통 셔터박스 수명이 10만컷 안짝이라고들 하는데, 얼추 15만컷 이상은 찍어왔으니 오래 버텨 준 겁니다. 그 순간 고장난 점은 아쉽지만 말이죠. 돌아가셨던 카메라 님에게 새 심장을 달아주고 지금은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답니다. ㅋㅋ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이 오후 8시 30분인데, 현재 시간은 오후 3시. 그 때까지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ㅇ=);

다행히 인근에 위치한 국립제주박물관이 오후 6시까지 개장을 하는지라 남은 시간은 박물관과 함께 하기로 합니다. 제주공항이나 시내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고으니모르 정류소에서 내려 길을 건너면 바로 올 수 있으며, 우당도서관이나 6호광장을 경유하는 버스를 타도 됩니다.

2001년 6월 15일 개장한 국립제주박물관은 총 6개(선사실, 탐라실, 고려실, 탐라순력도실, 조선실, 기증실)의 전시실과 별도의 특별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앙홀에는 탐라순력도와 발굴조사를 토대로 재현한 제주읍성 디오라마와 탐라의 개국신화인 삼성(三姓) 신화와 한라산, 삼다도(돌, 바람, 여자)를 표현한 스테인글라스가 천정부에 제작되어 있습니다. 별도로 제주공항 1층 내에 작은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답니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이며, 평일(화~목)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토, 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며,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개장을 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하며,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에는 다음날 휴관하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국립제주박물관 안내는 누리집(http://jeju.museum.go.kr)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서울로 돌아갈 때는 제주항공을 이용합니다. 제주로 내려오는 것은 공짜였지만 올라갈 때는 어림없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저렴하게 가야했기에, 출발 전부터 미리 탑승권 예약을 완료해 두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우선 제외하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까지 모두 조회를 했지만, 저녁시간대 그것도 피크 시간대인 7~8시대 대부분의 탑승권 요금은 5만원을 넘어가기 일수입니다. 다행히 제주항공에 4만원대로 나온 것이 있네요.

제주공항 7C114편(20:45~21:50, 현재는 7C118편으로 운행중)으로 항공운임 40,500원, 공항이용료 4,000원, 유류할증료 6,600원(2010년 9월 당시, 2011년 7월 현재는 13,200원)으로 총 51,100원이 나옵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빈 손으로 가기는 뭣한지라, 공항 내 기념품 판매대에서 감귤 초콜렛를 구매해서 입국장으로 들어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 한 차례도 보딩브릿지(Boarding Bridge)를 이용해 보지 못했네요. 보딩브릿지가 탑승하기에는 편리하지만, 비행기도 보고 공항 땅도 밟아보는 맛은 없습니다.

카메라도 고장나고, 렌즈도 망가지는 등 시련과 고난(?)이 많은 여행이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 된 여행이었습니다. 2004년 이후 오랜만에 갔던 제주도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